이유
1. 갑제1, 2, 4호증, 을제1 내지 5호증의 5, 을제6호증의 3, 4, 6 내지 12, 14 내지 25, 26 내지 37, 을제7호증의 2 내지 15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가 1987. 6. 24.부터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공조 제1부 조립공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1990. 2. 7. 피고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던 중, 1990. 4. 20.경 부터 같은해 6. 7.경 까지 노사간에 임금교섭을 하는 과 정에서 회사업무를 방해하고, 불법으로 태업, 파업을 하며, 옥외집회를 열고 시위를 주동하였다는 이유로 같은해 6. 1
3.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노동쟁의조장법위반죄로 구속되어 같은해 9. 8.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하여 1991. 1. 25.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같은해 6. 26. 상고기각되어 확정되었다.
나. 피고회사의 노사합의서 제23조에 의하면, (1) 정당한 사유없이 5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1항), (2) 조합원이 정 년에 달했거나 사망했을 때(2항), (3)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3항), (4) 금치산, 한정치산,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4항), (5) 전역일, 질병 및 부상으로 인해 휴직한 자가 완치일로부터 2주이내에 복직원을 제출하지 아니 할 때(5항)에는 당연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취업규칙 제9조 제2항 제3호에도 위와 같은 사유가 있을 경우 당연면 직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다. 또한,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에서는 당연면직과는 별도로 취업규칙 제15조 제2항 제1호에서 회사는 규율을 유지하 고 회사와 종업원의 공동이익 보호를 위하여 취업규칙을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호에서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를 규정하고, 제4호에서 당연퇴직 사유와 다른 해고사유를 정하고 있으며, 위 노사합의서에는 당연퇴직과는 별도로 제25조에서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를 규정하고 있다.
라. 피고회사에서는 원고가 위와 같이 2심에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자 1991. 1. 29. 피고회사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인사위원회를 열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노사합의서 및 취업규칙상의 당연퇴직 사유가 발 생하였다 하여 형식적인 심의의결을 거쳐 같은날자로 원고가 당연퇴직되었음을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2. 원고는, 주위적으로, 위 단체협약(노사합의서) 또는 취업규칙상 규정된 당연퇴직사유는 회사측과 무관한 근로자 자 신만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의 제공이란 채무의 이행을 사실상 할 수 없어, 회사에 의하여 임의퇴직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사건의 경우와 같이 임금협상도중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마찰로 야기된 행위로 인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는 원고의 근로제공이 가능하고 또한 이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으로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며 이 와같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에는 위 당연퇴직 규정은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위 당연퇴직의 통보는 법률상 해고처분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위 해고처분은 원고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원고에게 아무런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아니하고,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동의나 해고의 예고도 없이,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지 아니한다는 노사간의 1990. 6. 12.자 합의내용을 무시한 채 이루어진 것이어서, 어느모로 보나 위법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 당연퇴직이 된다는 위 규정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무효인지에 관하여 먼저 살피건대, 이를 당연퇴직의 사유로 삼은 위 규정의 취지는, 회사 소속의 근로자가 단순한 사규위반등의 징계 사유를 넘어서 국가법질서를 위반하여 적법절차에 따라 범죄사실이 소추되고 그에 대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그 범죄사실이 확정까지 되었다면, 당해범죄가 직무에 관하여 범한 것인가에 관계없이 그를 회사의 근로자로 두는 것이 사용 자인 회사의 사회적 명예를 해하고 기업질서의 유지에 저해가 된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그와같은 비행이 있었음이 명 백하고 또한 그 정도가 커서 그 근로자에 대하여 회사에서 별도로 징계등의 절차를 거쳐 해고를 하지 않아도 됨이 상당 하다고 인정되어 그를 당연퇴직시키는 것이라고 해석되고, 또한, 갑제2호증, 을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는 당연퇴직 사유의 하나로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때"를 규정하면서 "교통사 고의 경우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며, 경범죄는 예외로 한다" 라고 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바, 이는 근로자가 경미한 징 계사유를 넘어 고의에 의한 형사상의 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적어도 자유형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당연퇴직 규정이 무조건 근로자에게 불리하여 효력이 없다고는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유죄판결을 받은 근로자의 계속 근로제공의 의사여부와는 관계없이 위 조항은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에 당연퇴직 규정과는 별도로 징계해고 규정을 두고 있고, 당연퇴직사유와 해고사유가 서로 다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연퇴직은 일정한 퇴직사유에 해당하면 특별한 처분행위 없이 당연히 퇴직되는 것이므로, 별도의 절차, 처분 및 통지를 요하는 해고처분과는 전혀 그 성질을 달리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당연퇴직의 통보를 바로 해고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며, 한편 위 당연퇴직의 통보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으므로, 위 당연퇴직의 통보가 해고처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해고무효확인청구는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것없이 부적법하여 각하를 면치 못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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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고는, 예비적으로, 위 당연퇴직의 통보를 해고처분으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 당연퇴직의 통보는 당연퇴직 사실을 알리는 처분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당연퇴직규정은 집행유예의 형을 받고 출소하여 피고회사에 대하여 계속 근로를 제공하려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므로 이는 근로기준법의 근본취지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위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라 함은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위 처분 당시에는 원고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이었으므로, 위 당연퇴직처분 역시 어느모로 보나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사합의서나 취업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근로자는 퇴직처분과 같은 특별한 처분행위 없이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고, 그와 같이 당연퇴직이 되었을 때 이를 통지하는 것은 당연퇴직 사실을 확인하고 알리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며, 이로 인하여 근로자와 회사사이에 어떠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어서, 원고의 위 당연퇴직처분 무효확인청구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다.
원고는, 위 당연퇴직처분의 무효확인과 동시에 임금청구를 하면서, 위 당연퇴직 당시 원고가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지 않은 이상 여전히 피고회사의 근로자로서 피고회사에 대하여 임금지급청구권이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 범위 내에 서 위 당연퇴직처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다투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대로 위 당연퇴직사유의 하나인 유죄판결을 선고 받았을 때라고 함은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라고 보아야 할 것인 바, 따라서 피고회사가 원고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이 선고되자 그 확정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며 칠후인 1991. 1. 29. 당연퇴직되었다고 통보한 것은 잘못된 조치이므로, 원고는 피고회사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임금청구를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에도 원고는 당연퇴직처분이 있음을 전제로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는 없고 단지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을 들어 원고가 여전히 피고회사의 사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그 확인등 법률상의 효과를 주장하고 임금청구를 할 수 있음에 그친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회사와의 임금협상중 근로자들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니 원고가 위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와 관계 없이 위 합의의 내용에 따라 현재 해고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바, 이를 원고가 피고회사 사원으로서의 지위확인을 구하는 취지로 본다 하더라도, 갑제3호증의 2의 기재와 변론의 전 취지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노동조합과 피고회사가 1990. 6. 12. 임금교섭을 하면서 구속수배자 문제에 관하여, 고소, 고발로 인하여 구속될 경우 회사는 석방을 위하여 아래와 같이 최선을 다한다. 구속자중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인원은 인사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며, 형의 확정, 집행후 석방되었을 경우 직장알선을 원칙으로 하고, 아니될 경우에는 1년 간의 평균임금 수준의 생계비를 지원한다. 임금협상 기간동안 발생된 불상사로 인하여 조합원에게 향후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 라고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 합의서 기재에 의하더라도 그 내용은, 이미 구속되었거나 앞으 로 구속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회사에서 징계 등의 아무런 인사상의 불이익조치를 취하지 아니하 나,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되면 그 근로자가 규정에 따라 당연퇴직 됨을 전제로 하여 다른 회사로의 직장알선을 합의하 였을 뿐이고 피고회사에 복직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며, 나아가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하여 합의서 작성 이후 회사측에서 근로자를 추가로 형사고소하지 아니하기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불과하고, 이와 달리 형이 확정되는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연히 그들을 복직시킨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고, 한편, 원고는 1991. 6. 26. 상고심에서 상고기각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이때 위 당연퇴직규정에 따라 별도의 처분행위없이 퇴직되었다 할 것이므로, 현재 피고회사 사원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위 확인청구도 결국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나,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1991. 6. 26.까지는 원고가 여전히 피고회사의 사원의 지위 에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1991. 1. 29.부터 같은해 6. 26.까지의 급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그 당시 원고의 월 임금액이 금 753,425원 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 기간 동안의 급료는 금 3,472,010원 (753,425원 × 149/30, 원미만은 버림)이 된다.
5. 따라서, 원고에 대한 위 해고처분 또는 당연퇴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그 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임금지급청구는 위 인정범위 안에서 이유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 심판결중 임금지급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나 해고처분무효 확인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 로 이 부분을 취소하여 위 무효확인의 소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당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한 당연퇴직무효확인의 소도 이를 각하하기로 하며, 항소비용 및 추가청구로 인한 소송비용은 위 원심판결의 취소여부에 관계없이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2. 10. 29.
판사 이상현(재판장) 김수학 손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