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취소
2014구합54868
CASE AT A GLANCE
사실관계와 판단의 흐름
- 사실관계
- 원고는 2012년부터 서울 노원구에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사로서, 피고는 의료기관 개설기준 위반을 이유로 2014년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하였다.
- 법리판단
- 처분서에 처분의 이유와 근거가 명확히 기재되어 절차적 하자가 없고, 처분사유 변경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달라 허용되지 않으며, 무죄추정 원칙 위반도 아니다.
- 결론
- 피고가 2014년 원고에 대해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사건 개요와 판단 요지 자세히 보기
사건 개요 · 발췌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취소 사건. 주문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피고가 2014. 3.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결론 발췌
주문 발췌: 1. 피고가 2014. 3.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과 처분·원심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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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GMENT TEXT
판결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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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서울행정법원 2019. 9. 5. 선고 2014구합54868 판결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취소]
서울행정법원
제 1 2 부
판결
사건 2014구합54868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 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곽상현, 염용표, 정준우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래
변론종결 2019. 7. 11.
판결선고 2019. 9. 5.
주문
1. 피고가 2014. 3.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및 내용
가. 원고는 2012. 9. 15.부터 서울 노원구 B에서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인 '노원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의 개 설자로 등록되어 있는 의사이다.
나. 피고는 2014. 3. 5.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의료기관 개설기준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근거하여 7,179,997,060원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처분의 절차적 적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처분서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의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도록 규정한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서에는 처분의 근거 법령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의료법 제33조 제8항, 제4조 제2항"이 기재되어 있고, 처분의 원인사실로서 "의료기관 개설기준 위반"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또한 이 사건 처분서에는 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 번호별로 구체적이고 상세한 환수결정 내역이 첨부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처분에 앞서 2014. 2. 7. '요양급여비용 환수예정통보'가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서를 통하여 이 사건 처분의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된
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이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처분사유 변경의 허용 여부
1) 처분사유의 변경
피고는 당초,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는 의료인 D이 대구 C 병원 등 이외에 이 사건 병원까지 개설·운영하였다. '는 것을 종전 처분사유로 내세우다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이르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인 주식회사 E이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하였다.'는 것으로 처분사유를 변경하였다.
2) 판단
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 혹은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 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두15586 판결).
나) 피고의 종전 처분사유는 '의료인'인 D이 의료기관을 복수로 '개설·운영 '하였다는 것인 반면, 변경 처분사유는 '비의료인'인 주식회사 E이 의료기관을 개설' 하였다는 것이다. 두 처분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서로 전혀 다르고, 양립할 수도 없다. 따라서 변경 처분사유는 종전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로 볼 수 없 고, 피고의 처분사유 변경은 허용될 수 없다(피고는, 서울고등법원 2016. 9. 21. 선고 2016누40841 판결에서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해당하는 처분사유에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해당하는 처분사유를 추가하는 것이 허용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판결은 각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해당하는 양 처분사유 사이에서 처분사유 추가가 허용된다는 취지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처분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D에 대한 수사개시 또는 공소제기만을 이유로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내려진 것으로서 헌법
제27조 제4항이 규정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2) 판단
이 사건 처분은 D에 대한 수사절차 진행을 이유로 내려진 것이 아니라 원고가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독자적인 이유에서 내려진 것이므로, 공소제기된 피고인에게 그로 인한 제반의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원고가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 "운영"은 '다른 의사의 명의로 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그 소속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여 급료를 지급하고 그 영업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취하는 등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행위'로 정 의된다. 이 사건 병원은 원고가 자신의 명의로 직접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고, D은 이 사건 병원에 대한 병원경영지원회 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의 역할을 하는 주식회사 E의 대주주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의료법위반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판단
가)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3고단1402, 1435(병합)]은 201
4. 4. 15. D이 의료인으로서 이 사건 병원을 포함한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는 의료법 위반의 범죄사실 ( 아래와 같다) 등으로 D에게 징역 1년 2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한 사실, 그 후 위 판결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8, 10호증, 을 제12, 13, 15, 17, 22, 25, 27, 28 내지 30, 39, 48, 4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주식회사 E을 설립하여 개별 C병원들과 네트워크 계약을 체결하였고,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 M을 통하여 개별 C병원에 의료기기 등을 공급 하였으며, 자신이 개인사업자인 N를 통하여 개별 C병원의 광고를 전담하였던 점, ② 위 네트워크 계약에 의하면 병원의 규모, 의료진의 수 등과 무관하게 동일한 금액의 가입비, 교육비, 보증금 등을 지급하여야 하는 점, ③ 주식회사 E은 개별 C병원과의 인력공급관리계약, 개인정보처리위탁계약 및 개별 C병원의 총무과, 원무과, 재무과, 간호팀 등 각 과 별 정기회의를 주최, 결과보고 등을 통해 개별 C병원의 인력현황, 급여, 회계 현황, 재고현황 등 업무전반을 파악, 관리 하고 있었던 점(원고는 이 사건 병원 운영의 중요 부분인 시설 공사계약, 고가 의료장비 리스계약 등에 대하여 주식회사 E에 전적으로 일임하여 그 금액 등 구체적인 계약내용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④ 주식회사 E은 개별 C 병원 개설명의 자들의 고무명판과 "C병원장의 인"으로 기재된 나무도장을 보관하면서 개별 C병원 개설명의자들의 명 시적인 허락 없이 계약서 작성 시 사용하고 있었던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이 개설명 의자로 있는 이 사건 병원의 사업자 계좌로부터 개인 계좌로 이체 받는 방법으로 매월 일정한 급여만을 지급받았던 점,
⑥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이 계속적인 적자 상태에 있음에도 D이 정한 일정한 급여와 자신의 개인 매출액 중 2억 원을 넘는 부분에 대한 10%를 지급받았고, 구체적인 채무가 누구에게, 얼마가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병원의 개설·운영자는 원고가 아닌 D이라고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병원이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위반하여 개설된 병원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요양급여비용 수급자격이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기타 부정한 방법"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적이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의 청구주체로서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들이 보험급여 비용을 지급받은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럽다. 이를 지 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법령 해석의 일반 법리
무릇 법령의 해석은 조문의 문언이 갖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복수의 의미 중 하나를 선택하는 행위로서 문언의 언어적 의미를 한도로 하여 그 의미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입법자가 부여한 의미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므로 법령의 해석에는 그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면서 입법의 취지와 목적, 법령의 제정이나 개정의 경위와 연혁, 법질 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해진 보험급여 비용을 환수하는 부당이득 징수처분은 처분 상대방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정행위로서 그 근거로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 하여야 하고 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하거나 유추하여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3388 판결 참조).
나) 의료기관의 요양기관 당연지정 방식 및 그 취지
국민건강보험법은 요양기관에 관하여 당연지정제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종래 계약지정제 방식을 취했을 때 나타 났던 지역적·진료과목별 편재에 따른 의료공백과 지정수가제 등을 이유로 다수의 의료기관이 요양기관으로의 지정을 거부하는 현상 등을 방지하고, 국가가 의료보장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법률에 의하여 모든 의료기관을 국민건강보험 체계에 강제로 편입시킴으로써 요양급여에 필요한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이를 통하여 피보험자인 전 국민의 의료보험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헌법재판소 2002. 10. 31. 선고 99헌바76 결정 참조).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 등을 당연한 요양기관으로 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하도록 하고(제42조 제1항), 요양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요양급여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면서(같은 조 제5항)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되(제117조), 요양기관에게 피고에게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제47조 제1항). 이처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대하여 형사책임까지 지워가며 요양급여 실시의무를 강 제하는 반면, 그 반대급부로 요양급여를 실시한 의료기관에 대하여는 피고에게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 함으로써 법익침해의 균형을 맞추고 있고, 피고로서도 그러한 의료기관의 비용을 전보해 줌으로써 의료보장의무의 이 행이라는 국가의 행정 목적을 유기적으로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의료기관을 국민건강보험법 소정의 요양기관으로 인정할 것인지 판단하면서는 ① 그가 요양급여를 실 시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② 그에게 피고가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만일 어떠한 의료기관에 대하여 어느 하나의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하나의 의무를 부정하게 된다면 이 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병원이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와 같은 당연지정제 방식의 연혁 및 취지, 요양급여기관의 의무 및 권리 체계와 앞서 인용한 사실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요양급여비용의 수급자격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와 함께 국민건강보험법이 국민건강보험급여를 통해 국 민보건의 향상과 사회보장(복지)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제1조 참조)에 비추어 보면 의료법에 따라 유효하게 설립되어 요양급여를 행하는 의료기관이라고 봄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의료법에 따라 병원의 경우에는 개설허가, 의원의 경우에는 개설신고수리가 개설과정의 중대·명백한 하자에 의하여 당연무효가 아닌 한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한다.
(2) 피고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된 의료기관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할 경우 의료법 제36조에서 정한 시설기준 중 경미한 위반행위가 있음을 간과하고 행정청이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하거나 신고수리를 한 경우까지 모두 무효라고 보게 되어 요양기관의 범위가 지나치게 축소되는 결과가 발생하는데, 이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방식의 취지에 반한다. 나아가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유효한 요양급여를 한 경우에도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여 의료기관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반면 논리적으로 해당 의료기관이 요양급여 실시의무를 부당하게 불이행하여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경우에도 경미한 위법행위가 있음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면할 수도 있게 되어 부당하다.
(3)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는 제33조 제2항 위반의 경우와 비교할 때 불법성의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가)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기관 개설은 국민의 건강보호와 증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행위에 관하여 엄격한 자격요건을 구비할 것을 전제로 하여 규율하고 있는 의료법의 기본 목적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조 제8항에서 의료인에 의한 의료기관 중복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정보의 공유, 의료기술의 공동 연구 등 을 통한 의료서비스 수준 제고, 공동 구매 등을 통한 원가절감 내지 비용 합리화 등 순기능의 측면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수개의 의료기관을 소유함으로써 수익을 얻어 영리법인에 준하는 형태를 가지게 되고, 국민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를 추구하게 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상의 이유 때문이다.
한편 의료법 제4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의료기관 개설·운영에 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의료인이 고령이거나 신용상태가 나쁜 의료인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한 후 의료법 위반행위를 저지르는 등 의료법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방지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국민건강보험의 건전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적인 이유 때문이다.
(나) 의료법은 제33조 제2항 및 같은 조 제8항 위반을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제87조 제1항 제2호),
제4조 제2항 위반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제33조 제2항 위반의 경우만 개설허가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명령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제64조 제1항 제4호의2). 다만 의료법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에도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하여(제8조 제4호) 의사면허가 취소되고(제65조 제1항), 이로 인해 의료인의 자격을 상실함으로써 개설 의료기관이 비의료인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이 되어 개설허가가 취소될 여지가 있기는 하나(제33조 제2항, 제64조 제1항 제4호의2), 제33조 제8항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개설허가가 취소되거나 의료기관 폐쇄명령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다.
(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는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한 요양기관이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였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로 확인한 경우에는 해당 요양기관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라 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7조 제2항 제1호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개설자에게 연대하여 그 징수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의료인이 복수의 병원을 개설·운영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명문 규정들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라)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에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는 받아들이 기 어렵다.
(1) 위 규정에서 '속임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라 함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데(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참조), 이러한 해석은 보험급여비용의 수령이 그 수령자에게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 즉 부당이득이 되는 경우를 전제한 것이다. 위 각 조항의 표제가 '부당이득의 징수'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이는 분명하다. 따라서 위 각 규정에 따라 부당이득을 징수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요양기관이 취득한 이득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여야 하고, 그러한 부당이득의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피고가 보험급여비용 상당액의 징수를 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2) 부당이득의 징수가 가능한 경우로서 ① 요양기관이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개설허가 등)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보험급여비용을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그가 지급받은 보험급여비용 전부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 ② 개개의 보험급여비용의 지급에 관해서 개별적인 계산 잘못이나 부정청구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여 해당 계산 잘못이나 부정청구에 관한 보험급여비용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개설허가의 공정력과 요양기관의 특 수성(요양급여 실시의무의 대가로 요양급여비용 청구권을 가지는 점)으로 인하여 원칙적으로 요양기관 자격의 상실(병원의 경우 개설허가의 취소) 등이 선행되어야만 요양기관이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것이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평가 할 수 있는 반면(다만 예외적으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의 경우와 같이 요양기관의 개설행위 자체의 반사회성이나 불법성이 강하여 그러한 이익의 취득을 부정함이 상당한 경우에는 그러한 취소행위가 없어도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의 유무가 요양기관의 지위 인정 여부와 무관하므로 개별 사정에 기초하여 그 해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3) 국민건강보험제도는 당연지정된 요양기관(병원)이 급여대상 진료행위를 하는 경우 피고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를 거쳐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환자와 요양기관인 병원 사이에 체결되는 진료계약은 사 법상의 위임계약(민법 제680조)에 해당하고, 이는 국민건강보험제도에 따른 공법상의 법률관계와 별개로서 양립가능 하다.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징수당하더라도 진료계약이 유효한 이상 환자에 대해 진료보수의 청구가 가능한데, 이는 법률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분쟁을 양산할 우려가 있고, 진료계약이 존재하여 적법한 법률상의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이득의 징수가 가능하다면 이는 행정법규가 정한 부당이득 징수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법 상의 법률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는 결과가 되어 환자와 요양기관 사이의 계약자유의 원칙에 반하거나 헌법상의 비례원칙(과잉금지)에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4) 이 사건 병원과 같이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의 경우 개설허가가 취소되거나 의료기관 폐쇄명령이 내려질 때까지는 요양급여를 실시하고 보험급여비용을 피고로부터 받는 것 자체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5) 당연요양기관지정제는 국민의 의료보험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의료기관의 재산권 및 직업행사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이므로 요양급여가 이루어졌음에도 그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는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운영하였더라도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정당한 요양급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 가된다면 원칙적으로 그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고, 법익의 균형에도 부합한다.
3) 소결론
피고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병원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의 재량권 일탈. 남용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판결문
서울행정법원 2019. 9. 5. 선고 2014구합54868 판결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취소]
서울행정법원
제 1 2 부
판결
사건 2014구합54868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 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곽상현, 염용표, 정준우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래
변론종결 2019. 7. 11.
판결선고 2019. 9. 5.
주문
1. 피고가 2014. 3.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및 내용
가. 원고는 2012. 9. 15.부터 서울 노원구 B에서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인 '노원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의 개
설자로 등록되어 있는 의사이다.
나. 피고는 2014. 3. 5.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의료기관 개설기준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근거하여 7,179,997,060원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처분의 절차적 적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처분서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의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도록 규정한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서에는 처분의 근거 법령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
조 제1항, 의료법 제33조 제8항, 제4조 제2항"이 기재되어 있고, 처분의 원인사실로서 "의료기관 개설기준 위반"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또한 이 사건 처분서에는 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 번호별로 구체적이고 상세한 환수결정 내역이
첨부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처분에 앞서 2014. 2. 7. '요양급여비용 환수예정통보'가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
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서를 통하여 이 사건 처분의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된
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이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처분사유 변경의 허용 여부
1) 처분사유의 변경
피고는 당초,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는 의료인 D이 대구 C 병원 등 이외에 이 사건 병원까지 개설·운
영하였다. '는 것을 종전 처분사유로 내세우다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이르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인 주식회사 E이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하였다.'는 것으로 처분사유를 변경하였다.
2) 판단
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 혹은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
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
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두15586 판결).
나) 피고의 종전 처분사유는 '의료인'인 D이 의료기관을 복수로 '개설·운영 '하였다는 것인 반면, 변경 처분사유는 '비의
료인'인 주식회사 E이 의료기관을 개설' 하였다는 것이다. 두 처분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서로 전혀 다르고, 양립할
수도 없다. 따라서 변경 처분사유는 종전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로 볼 수 없
고, 피고의 처분사유 변경은 허용될 수 없다(피고는, 서울고등법원 2016. 9. 21. 선고 2016누40841 판결에서 의료
법 제33조 제8항에 해당하는 처분사유에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해당하는 처분사유를 추가하는 것이 허용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판결은 각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해당하는 양 처분사유 사이에서 처분사유 추가가 허용된다는
취지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처분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D에 대한 수사개시 또는 공소제기만을 이유로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내려진 것으로서 헌법
제27조 제4항이 규정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2) 판단
이 사건 처분은 D에 대한 수사절차 진행을 이유로 내려진 것이 아니라 원고가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독자적인 이유에서 내려진 것이므로, 공소제기된 피고인에게 그로 인한 제반의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무죄추정
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원고가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 "운영"은 '다른 의사의 명의로 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그 소속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여
급료를 지급하고 그 영업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취하는 등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행위'로 정
의된다. 이 사건 병원은 원고가 자신의 명의로 직접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고, D은 이 사건 병원에 대한 병원경영지원회
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의 역할을 하는 주식회사 E의 대주주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의료법위반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판단
가)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3고단1402, 1435(병합)]은 201
4. 4. 15. D이 의료인으로서 이 사건 병원을 포함한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는 의료법 위반의 범죄사실
( 아래와 같다) 등으로 D에게 징역 1년 2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한 사실, 그 후 위 판결에 대한 피고
인과 검사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8, 10호증, 을 제12, 13, 15, 17, 22, 25, 27, 28 내지 30, 39, 48, 4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주식회사 E을 설립하여 개별 C병원들과 네트
워크 계약을 체결하였고,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 M을 통하여 개별 C병원에 의료기기 등을 공급
하였으며, 자신이 개인사업자인 N를 통하여 개별 C병원의 광고를 전담하였던 점, ② 위 네트워크 계약에 의하면 병원
의 규모, 의료진의 수 등과 무관하게 동일한 금액의 가입비, 교육비, 보증금 등을 지급하여야 하는 점, ③ 주식회사 E은
개별 C병원과의 인력공급관리계약, 개인정보처리위탁계약 및 개별 C병원의 총무과, 원무과, 재무과, 간호팀 등 각 과
별 정기회의를 주최, 결과보고 등을 통해 개별 C병원의 인력현황, 급여, 회계 현황, 재고현황 등 업무전반을 파악, 관리
하고 있었던 점(원고는 이 사건 병원 운영의 중요 부분인 시설 공사계약, 고가 의료장비 리스계약 등에 대하여 주식회
사 E에 전적으로 일임하여 그 금액 등 구체적인 계약내용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④ 주식회사 E은 개별 C
병원 개설명의 자들의 고무명판과 "C병원장의 인"으로 기재된 나무도장을 보관하면서 개별 C병원 개설명의자들의 명
시적인 허락 없이 계약서 작성 시 사용하고 있었던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이 개설명
의자로 있는 이 사건 병원의 사업자 계좌로부터 개인 계좌로 이체 받는 방법으로 매월 일정한 급여만을 지급받았던 점,
⑥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이 계속적인 적자 상태에 있음에도 D이 정한 일정한 급여와 자신의 개인 매출액 중 2억 원을 넘
는 부분에 대한 10%를 지급받았고, 구체적인 채무가 누구에게, 얼마가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병원의 개설·운영자는 원고가 아닌 D이라고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을 할 수 있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병원이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위반하여 개설된 병원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
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요양급여비용 수급자격이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기타 부정한 방법"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적이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
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의 청구주체로서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들이 보험급여 비용
을 지급받은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럽다. 이를 지
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법령 해석의 일반 법리
무릇 법령의 해석은 조문의 문언이 갖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복수의 의미 중 하나를 선택하는 행위로서 문언의 언어적
의미를 한도로 하여 그 의미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입법자가 부여한 의미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므로 법령의 해
석에는 그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면서 입법의 취지와 목적, 법령의 제정이나 개정의 경위와 연혁, 법질
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해진 보험급여 비용을 환수하
는 부당이득 징수처분은 처분 상대방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정행위로서 그 근거로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
하여야 하고 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하거나 유추하여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3388 판결 참조).
나) 의료기관의 요양기관 당연지정 방식 및 그 취지
국민건강보험법은 요양기관에 관하여 당연지정제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종래 계약지정제 방식을 취했을 때 나타
났던 지역적·진료과목별 편재에 따른 의료공백과 지정수가제 등을 이유로 다수의 의료기관이 요양기관으로의 지정을
거부하는 현상 등을 방지하고, 국가가 의료보장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법률에 의하여 모든 의료기관을 국민건강보험
체계에 강제로 편입시킴으로써 요양급여에 필요한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이를 통하여 피보험자인 전 국민의 의료보험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헌법재판소 2002. 10. 31. 선고 99헌바76 결정 참조).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 등을 당연한 요양기관으로 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하도록
하고(제42조 제1항), 요양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요양급여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면서(같은 조 제5항)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되(제117조), 요양기관에게 피고에게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
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제47조 제1항).
이처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대하여 형사책임까지 지워가며 요양급여 실시의무를 강
제하는 반면, 그 반대급부로 요양급여를 실시한 의료기관에 대하여는 피고에게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
함으로써 법익침해의 균형을 맞추고 있고, 피고로서도 그러한 의료기관의 비용을 전보해 줌으로써 의료보장의무의 이
행이라는 국가의 행정 목적을 유기적으로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의료기관을 국민건강보험법 소정의 요양기관으로 인정할 것인지 판단하면서는 ① 그가 요양급여를 실
시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② 그에게 피고가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만일 어떠한 의료기관에 대하여 어느 하나의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하나의 의무를 부정하게 된다면 이
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병원이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와 같은 당연지정제 방식의 연혁 및 취지, 요양급여기관의 의무 및 권리 체계와 앞서 인용한 사실 등에 의하여 인정
되는 다음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요양급여비용의 수급자격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와 함께 국민건강보험법이 국민건강보험급여를 통해 국
민보건의 향상과 사회보장(복지)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제1조 참조)에 비추어 보면 의료법에 따라 유효하게
설립되어 요양급여를 행하는 의료기관이라고 봄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의료법에 따라 병원의 경우에는 개설허가, 의원
의 경우에는 개설신고수리가 개설과정의 중대·명백한 하자에 의하여 당연무효가 아닌 한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
기관'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한다.
(2) 피고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된 의료기관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할 경우 의료법 제36조에서 정한 시설기준 중 경미한 위반행위가 있음을 간과하고 행정청이 의료
기관 개설허가를 하거나 신고수리를 한 경우까지 모두 무효라고 보게 되어 요양기관의 범위가 지나치게 축소되는 결과
가 발생하는데, 이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방식의 취지에 반한다. 나아가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유효한 요양급여를
한 경우에도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여 의료기관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반면 논리적으로 해당 의료
기관이 요양급여 실시의무를 부당하게 불이행하여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경우에도 경미한 위법행위가 있음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면할 수도 있게 되어 부당하다.
(3)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는 제33조 제2항 위반의 경우와 비교할 때
불법성의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가)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기관 개설은 국민의 건강보호와 증진에 직접적인 영향
을 미치는 의료행위에 관하여 엄격한 자격요건을 구비할 것을 전제로 하여 규율하고 있는 의료법의 기본 목적상 원칙
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조 제8항에서 의료인에 의한 의료기관 중복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정보의 공유, 의료기술의 공동 연구 등
을 통한 의료서비스 수준 제고, 공동 구매 등을 통한 원가절감 내지 비용 합리화 등 순기능의 측면이 존재함에도 불구
하고 의사가 수개의 의료기관을 소유함으로써 수익을 얻어 영리법인에 준하는 형태를 가지게 되고, 국민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를 추구하게 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상의 이유 때문이다.
한편 의료법 제4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의료기
관 개설·운영에 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의료인이 고령이거나 신용상태가 나쁜 의료인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의
료기관을 개설한 후 의료법 위반행위를 저지르는 등 의료법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방지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국민건강보험의 건전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적인 이유 때문이다.
(나) 의료법은 제33조 제2항 및 같은 조 제8항 위반을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제87조 제1항 제2호),
제4조 제2항 위반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제33조 제2항 위반의 경우만 개설허가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명령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제64조 제1항 제4호의2). 다만 의료법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
우에도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하여(제8조 제4호) 의사면허가 취소되고(제65조 제1항), 이로
인해 의료인의 자격을 상실함으로써 개설 의료기관이 비의료인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이 되어 개설허가가 취소될 여
지가 있기는 하나(제33조 제2항, 제64조 제1항 제4호의2), 제33조 제8항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개설허가가 취소되거나 의료기관 폐쇄명령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다.
(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는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한 요양기관이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였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로 확인한 경우에는 해당 요양기관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라
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7조 제2항 제1호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개설자에게 연대하여 그 징수금
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의료인이 복수의 병원을 개설·운영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제33조 제8
항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명문 규정들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라)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
당하는지 여부
피고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에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속임
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는 받아들이
기 어렵다.
(1) 위 규정에서 '속임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라 함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
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데(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참조), 이러한 해석은 보험급여비용의 수령이 그 수령자에게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 즉
부당이득이 되는 경우를 전제한 것이다. 위 각 조항의 표제가 '부당이득의 징수'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이는
분명하다. 따라서 위 각 규정에 따라 부당이득을 징수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요양기관이 취득한 이득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여야 하고, 그러한 부당이득의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피고가 보험급여비용 상당액의 징수
를 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2) 부당이득의 징수가 가능한 경우로서 ① 요양기관이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개설허가 등)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보험급여비용을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그가 지급받은 보험급여비용 전부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 ② 개개
의 보험급여비용의 지급에 관해서 개별적인 계산 잘못이나 부정청구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여 해당 계산 잘못이나 부
정청구에 관한 보험급여비용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개설허가의 공정력과 요양기관의 특
수성(요양급여 실시의무의 대가로 요양급여비용 청구권을 가지는 점)으로 인하여 원칙적으로 요양기관 자격의 상실(
병원의 경우 개설허가의 취소) 등이 선행되어야만 요양기관이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것이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평가
할 수 있는 반면(다만 예외적으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의 경우와 같이 요양기관의 개설행위 자체의 반사회성이나 불
법성이 강하여 그러한 이익의 취득을 부정함이 상당한 경우에는 그러한 취소행위가 없어도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
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의 유무가 요양기관의 지위 인정 여부와 무관하므로 개별 사정에 기초하여 그
해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3) 국민건강보험제도는 당연지정된 요양기관(병원)이 급여대상 진료행위를 하는 경우 피고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를 거쳐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환자와 요양기관인 병원 사이에 체결되는 진료계약은 사
법상의 위임계약(민법 제680조)에 해당하고, 이는 국민건강보험제도에 따른 공법상의 법률관계와 별개로서 양립가능
하다.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징수당하더라도 진료계약이 유효한 이상 환자에 대해 진료보수의 청구가 가능한데,
이는 법률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분쟁을 양산할 우려가 있고, 진료계약이 존재하여 적법한 법률상의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이득의 징수가 가능하다면 이는 행정법규가 정한 부당이득 징수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법
상의 법률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는 결과가 되어 환자와 요양기관 사이의 계약자유의 원칙에 반하거나 헌법상의
비례원칙(과잉금지)에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4) 이 사건 병원과 같이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의 경우 개설허가가 취소되
거나 의료기관 폐쇄명령이 내려질 때까지는 요양급여를 실시하고 보험급여비용을 피고로부터 받는 것 자체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5) 당연요양기관지정제는 국민의 의료보험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의료기관의 재산권 및 직업행사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이므로 요양급여가 이루어졌음에도 그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는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운영하였더라도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정당한 요양급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
가된다면 원칙적으로 그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고, 법익의 균형에도 부합한다.
3) 소결론
피고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병원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
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의
재량권 일탈. 남용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심급·참고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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