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정지처분취소
2021구합50673
CASE AT A GLANCE
사실관계와 판단의 흐름
- 사실관계
- 요양원 운영자들이 입소 노인의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아 방임했다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판정을 이유로 구청장에게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자 취소를 청구하였다.
- 법리판단
- 법원은 담당자의 의견서 검토 의뢰만으로 청문을 대신할 수 없고, 실제 청문기일과 조서·주재자 의견서 작성 및 열람 절차도 없어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아 방임 여부 등 실체적 주장은 판단하지 않았다.
- 결론
- 법원은 구청장이 원고들에게 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하였다.
사건 개요와 판단 요지 자세히 보기
사건 개요 · 발췌
업무정지처분취소 사건. 주문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피고가 2020. 7. 1. 원고들에 대하여 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결론 발췌
주문 발췌: 1. 피고가 2020. 7. 1. 원고들에 대하여 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과 처분·원심 취소
판결문 텍스트 수록 · 이후 절차와 확정 여부 별도 확인 필요
사건명과 주문 등의 발췌는 전체 사실관계나 법원의 판단 이유를 요약한 해설과 구별하여 읽어주세요.
JUDGMENT TEXT
판결문 본문
문장 중간 줄바꿈을 정리해 표시합니다. 원래 줄바꿈으로 바꾸어 확인할 수 있으며, 표와 각주는 원본 문서의 배열과 다를 수 있습니다.
판결문
서울행정법원
제 1 4 부
판결
사건 2021구합50673 업무정지처분취소
원고 1. A
2. B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지훈, 정재윤
피고 서울특별시 도봉구청장
변론종결 2023. 3. 16.
판결선고 2023. 4. 13.
주문
1. 피고가 2020. 7. 1. 원고들에 대하여 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각주1>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서울 도봉구 C에서 'D요양원'이라는 명칭의 장기요양기관(이하 '이 사건 기관'이라 한다)을 개설·운영하는 자들이다.
나. 망 E(F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5. 16. 이 사건 기관에 입소하였는데, 2019. 6. 2.
9:30경부터 아래(시간순)와 같은 경과를 보이다가 2019. 6. 3. 9:50경 G병원으로 후송되었고, H 병원으로 전원되어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020. 2. 12. 사망하였다. 망인의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이 사건 기관에서 G병원, I병원, H병원으로의 전원을 거쳐 H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망인의 증상, 이 사건 기관의 망인에 대한 조치 내용 등은 아래와 같다.
▪ 2019. 6. 2.
- (9:30) 미열이 있어 침상목욕 실시. 최고/최저 혈압 149/103mmHg, 맥박 140회/분, 체온 37.4℃, 호흡 20회/분 - (13:00) 미열이 있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음. 침상목욕 실시. - (13:28) 간호조무사가 스페인에 있는 망인의 배우자에게 전화 시도하였으나, 받지 않음.
- (13:32) 망인의 처남에게 전화하여, 망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가야 하니 얼른 방문해 주 면 좋겠다고 이야기함. 처남은 자신은 직계가족이 아니어서 망인을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없고, 직장을 다녀서 방문이 어렵다고 하면서 구청에서 알아서 해주기를 바란다고 함.
- (13:48) 망인의 배우자에게 '국제전화번호로 전화드렸는데 안 받으셔서 문자 남깁니다. 망인이 갑자기 반혼수상태에 빠지셔서 병원에 모시고 가 검사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카 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함.
▪ 2019. 6. 3.
- (9:40) 침상목욕 실시. 최고/최저 혈압 135/101mmHg, 맥박 112회/분, 체온 37.0℃, 호흡 22회/분 - (9:50) 산소포화도 90%로 측정되어 G병원으로 후송. - (12:00) 폐결핵 가능성 진단되었으나 G병원에 격리실이 없어 I병원으로 전원 시도. - (16:30) I병원 전원 실패하여 H병원 격리실에 입원.
▪ 2020. 2. 12.
- H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사망.
다.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19. 9. 26. 피고로부터 요청을 받고 현지조사를 통해 2020. 2. 20. '이 사건 기관이 망인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외국에 있는 보호자에게 연락만 하는 등 응급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망인을 방임하였다'고 판정하 였다.
라. 위와 같은 위반사실을 통보받은 피고는 원고들이 그들의 보호·감독을 받는 망인의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노인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20. 7. 1.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6호 다목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9조 별표 2에 근거하여 업무정지 3개월(2020. 10.
1.~2020. 12. 31.)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2020. 9. 7. 서울특별시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 였으나 2020. 11. 9. 심판청구가 기각되었다. 그 후 피고는 2020. 12. 11.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의 업무정지 기간이 2021. 2. 1.부터 같은 해 4. 30.까지로 변경되었음을 통보하였다.
바.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거친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피고는 2020. 5. 14.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사전통지를 하면서, "청문 일시: 2020. 5. 25. 14:00~15:00(1시간), 청문 장소: 도봉구청 노인장애인과 노인시설팀, 청문 주재자: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 지방행정주사 J(이하 '이 사건 청문 주재자'라고 한다)"으로 하는 내 용의 청문 실시에 관한 사항을 통지하였다. 그 후 피고는 원고들에게 전화로 청문 일자를 2020. 6.
9.로 변경한다고 통지하였다.
2) 원고들은 2020. 6. 4. 피고에게 의견서(을 제10호증)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0. 6. 10.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이 사건 처분 사전통지 후 처분대상자로부터 의견제출서를 접수 (2020. 6. 9. 청문 실시<각주2>)받아 송부하오니 제출된 의견을 상세히 검토하여 그 결과를 통보 하여 달라'는 내용으로 원고들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였다.
3)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20. 6. 15. 피고에게 '이 사건 기관이 망인에 대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여 방임하였다는 기존 판정에 변경이 없다'는 취지의 검토 결과를 전달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13, 17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서 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절차상 위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63조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청문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청문조서를 작성하지 않고 그에 대한 열람·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청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2) 실체상 위법
망인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이 사건 기관 직원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는 등 망인에 대해 방임행위를 하거나 응급상황 발생에 따른 대처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므 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청문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 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1) 하자 있는 청문 절차와 이에 따른 처분의 효력
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63조는 행정청이 이 사건 처분과 같이 동법 제37조 제1항에 따른 업무 정지명령을 하려는 경우에는 청문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문'이란 행정청이 어떠한 처분을 하기 전에 당사자등의 의견을 직접 듣고 증거를 조사하는 절차를 말한다(행정절차법<각주3>
제2조 제5호).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이른바 침익적 행정처분을 하기 전에 미리 거쳐야 하는 절차와 관련하여, 행정절차법은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 부여'(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3항)와 별도로 '청문 절차'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2조 제1항). 행정절차법은 '처분의 사전 통지'에 관해서는 침익적 행정처분 일반을 그 대상으로 규정한 반면, '청문 절차'에 관해서는 다른 법령 등에서 규정하는 경우 또는 인허가 등의 취소나 신분·자격의 박 탈 등과 같이 '당사자의 권익을 심히 침해하거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처분' 등으로 한 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2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3조의2).
나) 행정절차법은 행정청과 완전히 구별된 청문 주재자에 의해 청문 절차가 진행되어야 함을 전제 로, '행정청은 청문 주재자를 공정하게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8조 제1항). 또한 행정절차법은 청문 주재자의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척·기피·회피에 관해 규정하면서, '해당 처분업무를 직접 처리한 자'나 '해당 처분업무를 처리하는 부서에 함께 근무하는 사 람'은 청문을 주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9조 제1항 제4호, 제5호). 나아가 행정절차법은 '청문 주재자는 독립하여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그 직무 수행을 이유로 본인의 의 사에 반하여 신분상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높은 주의의무를 요구하기 위 하여 형법이나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벌칙의 적용에 관하여 청문 주재자를 공무원으로 간주하도 록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8조 제4항, 제5항).
다) 위와 같이 행정절차법이 청문 대상을 한정하면서, 객관적·중립적인 제3자의 지위에 있는 청문 주재자로 하여금 청문 절차를 진행하도록 한 것은 행정청으로 하여금 청문 절차를 통해 사전에 위 법 사유를 발견·시정하도록 함으로써, 처분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뒤에서 보는 것처럼 행정절차법이 구체적이고 엄격한 내용의 청문 절차를 규정한 것을 근거로, 이를 사전 권리구제 절차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침익성의 정도가 특히 중한 행정처분이 국민의 권리·의무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심각성, 처분 발 령 이후 사후적인 권리구제의 곤란성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헌법 제12조에서 정한 적법절차 원 리를 행정절차에서 구현하려는 입법자의 결단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청문 절차의 중요성과 청문 절차가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 등을 고려해서, 대법원 역시 '행정청이 특히 침익적 행정처분을 할 때 그 처분의 근거 법령 등에서 청문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행정절차법 등 관련 법령상 청문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 지 않는 한, 반드시 청문을 실시해야 하고, 그러한 절차를 결여한 처분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사 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두8350 판결,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두15700 판결 등 참조).
2) 실질적으로 청문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정처분임에도 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청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처분으로서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그 하자의 정도 또한 중하 다고 판단된다.
가)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원고들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은 다음 이를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송부하여 검토를 의뢰하고 그 검토 결과를 송부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청문이란 '행정청과 구별되는 제3자(청문 주재자)가 당사자한테서 의견을 듣는 데서 나아가 증거조사까지 한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청에 독자적인 검토 의견을 제시하도록 한 제도'이므로, 원고들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는 행위 또는 원고들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행정절차법에서 예정한 '청문'의 핵심은 아니다. 나아가 행정절차법은 청문 절차와는 별도로 사전 통지 시에도 당사자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도록 규정한 점(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3항)에서, 단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했다거나 제출된 의견을 검토했다는 사정만으로 '청문 절차'를 거친 것으로 평가 할 수는 없다.
나) 특히 이 사건에서 원고들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아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검토를 의 뢰한 주체는 행정청과 구별되는 객관적·독립적인 제3자로서의 청문주재자가 아니라 이 사건 처분업무를 처리했던 담당 주무관이었던 점에서도, 이를 청문 절차의 일환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거쳐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판정서(을 제8호증)를 작성 한 담당자가 바로 피고로부터 원고들이 제출한 의견서를 송부받아 검토한 담당자(을 제11호증 제2 면 이하)라는 점에서, 해당 담당자의 업무 수행을 청문 주재자의 증거조사와 같은 것으로 취급할 수 도 없다.
다) 한편, 행정처분 당사자가 청문 일시에 불출석했다는 사정만으로 행정절차법에 규정된 의견진술 기회를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당사자가 청문 일시에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청문을 실시하지 아니하고 한 침익적 행정처분은 위법하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두3337 판결 등 참조).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도 예외적으로 청문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는 사유를 엄격히 제한 하고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의견진술 기회를 명백히 포기하 였다거나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오히려 원고들은 피고에게 사전통지된 내용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청문 주재자로서는 원고들의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청문 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특히 원고와 같이 미리 의견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출석하여 진술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도(행정절차법 제31조 제3항), 이 사건 청문 주재자는 예고된 청문 일시에 청문 기일을 열지 않았다(이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제5회 변론 기일에서 청문 기일 개최 여부에 관하여 '특정된 장소에 서 청문 기일이 열린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나 서면 등으로 개최를 갈음하였다'고 진술 하였다).
라) 청문 실시 이후 청문 주재자는 '제목', '청문 주재자의 소속, 성명 등 인적사항', '당사자의 주소, 성명 또는 명칭 및 출석 여부', '청문의 일시 및 장소', '당사자의 진술의 요지 및 제출된 증거', '청문의 공개 여부 및 공개하거나 행정절차법 제30조 단서에 따라 공개하지 아니한 이유', '증거조사를 한 경우에는 그 요지 및 첨부된 증거',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이 적힌 청문조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34조 제1항). 나아가 청문 주재자는 위와 같이 청문조서를 작성한 후 지체없이 청문조서의 열람·확인의 장소 및 기간을 정하여 당사자에게 통지하여야 하고(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 청문을 마쳤을 때에는 청문조서를 행정청에 지체 없이 제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35조 제4항). 이처럼 행정절차법령은 청문 주재자에게 청문조서 작성의무·당사자에 대한 통지의무·행정청에 대한 제출의무를 규정하고, 당사자에게는 청문조서 내용을 열람·확인할 수 있는 권리 및 정 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34조 제2항). 행정절차법령이 위와 같이 청문 주재자로 하여금 청문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과 증거조사를 하게 한 다음 해당 내용을 정리한 청문조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청문조서가 행정청에게는 처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되도록 하고, 당사자에게는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적법 여부와 적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자료로 활용되도록 하려는 데 있다.
또한 청문 주재자에게 위와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스스로 행정절차의 적법성·안정성·명확성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기능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도 어떠한 형태로든 청문조서가 작성되었다거나 청문조서로 서의 실질을 갖는 문서 등이 존재한다는 주장·입증을 하지 못하였는바, 이 사건 청문 주재자는 청문조서 작성의무·당사자에 대한 통지의무·행정청에 대한 제출의무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고, 행정청인 피고가 해당 청문조서를 이 사건 처분의 근거 자료로 삼은 적도 없으며, 당사자인 원고들이 이를 통해 이 사건 처분의 적정·적법 여부를 확인할 기회를 부여받지도 못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 청문 주재자는 '청문의 제목', '처분의 내용', '주요 사실 또는 증거', '종합의견', '그 밖에 필요한 사항' 등이 적힌 의견서를 작성한 다음, 청문을 마쳤을 때 행정청에 제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34조의2, 제35조 제4항). 행정절차법은 청문 주재자의 의견서 작성과 행정청에 대한 제출을 모두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청문 주재자로 하여금 객관적·중립적인 지위에서 전반적인 증거조사나 청문결과 등을 기초로 처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 여부와 처분의 적법·적정 여부를 평가한 종합의견을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의 적법·적정 여부를 다시 심사하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 청문 주재자는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의견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를 행정청인 피고에게 제출하지도 않았다.
바) 행정절차법은 앞서 본 청문 주재자의 행정청에 대한 제출의무(행정절차법 제35조 제4항)와 별도로,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 제35조 제4항에 따라 받은 청문조서, 청문 주재자의 의견서, 그 밖의 관계 서류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청문 결과를 반영하여 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35조의2). 행정청이 청문 주재자의 청문 내용에 당연히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효성 있는 청문 절차의 구현을 위해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에 대하여 이 에 관한 검토의무와 반영의무(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청문 주재자가 행정절차법이 예정한 청문의 실질을 모두 수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행정청인 피고가 이에 대한 검토의무와 반영의무를 이행하지도 않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별지
- 1 0 -
- 1 1 -
각주1: 행정청이 집행 시기를 정하여 처분을 하였다가 그 집행 시기만을 변경한 경우, 이는 처분의 집행 시기만을 유예한 것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된 새로운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누606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0. 7. 1. 원고들에게 ‘시설 입소자에 대한 학대(의료적 방임)’를 이유로 ‘업무정지 3개월(2020. 10. 1.부터 2020. 12. 31.까지) 및 개선명령 처분’을 하였고, 위 처분에 대한 원고들의 행정심판청구가 기각되자 2020. 12. 11. 동일한 처분 이유와 근거를 들어 재차 ‘업무정지 3개월(2021. 2. 1.부터 2021. 4. 30.) 및 개선명령 처분’을 하였다. 위 사실을 앞서 든 법리
- 1 2 -
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변경통보는 비록 피고가 ‘행정처분(재처분) 통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기는 하나 피고가 당초처분이 그대로 유효함을 전제로 단지 그 효력 발생 또는 집행 시기만을 변경하여 알린 것에 불과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된 새로운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처럼 피고의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일을 2020. 7. 1.로 판단함에 따라 원고의 청구취지 기재 처분일 또한 ‘2020. 7. 1.’로 선해한다.
각주2: 이처럼 피고가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송부한 의견제출서 검토 요청서에는 2020. 6. 9. 청문 기일을 연 것처럼 기재되어 있으나(을 제11호증 제1면), 청문 기일 개최 여부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제5회 변 론기일에서 ‘특정된 장소에서 청문 기일이 열린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나 서면 등으로 개최를 갈음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각주3: 이 사건 처분 이후 행정절차법 및 동법 시행령에 개정된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처분과 관련 있는 규정 내
용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편의상 현행법으로 표기한다.
- 1 3 -
판결문
서울행정법원
제 1 4 부
판결
사건 2021구합50673 업무정지처분취소
원고 1. A
2. B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지훈, 정재윤
피고 서울특별시 도봉구청장
변론종결 2023. 3. 16.
판결선고 2023. 4. 13.
주문
1. 피고가 2020. 7. 1. 원고들에 대하여 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각주1>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서울 도봉구 C에서 'D요양원'이라는 명칭의 장기요양기관(이하 '이 사건 기관'이라
한다)을 개설·운영하는 자들이다.
나. 망 E(F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5. 16. 이 사건 기관에 입소하였는데, 2019. 6. 2.
9:30경부터 아래(시간순)와 같은 경과를 보이다가 2019. 6. 3. 9:50경 G병원으로 후송되었고, H
병원으로 전원되어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020. 2. 12. 사망하였다. 망인의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이 사건 기관에서 G병원, I병원, H병원으로의 전원을 거쳐 H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망인의
증상, 이 사건 기관의 망인에 대한 조치 내용 등은 아래와 같다.
▪ 2019. 6. 2.
- (9:30) 미열이 있어 침상목욕 실시. 최고/최저 혈압 149/103mmHg, 맥박 140회/분, 체온
37.4℃, 호흡 20회/분
- (13:00) 미열이 있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음. 침상목욕 실시.
- (13:28) 간호조무사가 스페인에 있는 망인의 배우자에게 전화 시도하였으나, 받지 않음.
- (13:32) 망인의 처남에게 전화하여, 망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가야 하니 얼른 방문해 주
면 좋겠다고 이야기함. 처남은 자신은 직계가족이 아니어서 망인을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없고, 직장
을 다녀서 방문이 어렵다고 하면서 구청에서 알아서 해주기를 바란다고 함.
- (13:48) 망인의 배우자에게 '국제전화번호로 전화드렸는데 안 받으셔서 문자 남깁니다. 망인이
갑자기 반혼수상태에 빠지셔서 병원에 모시고 가 검사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카
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함.
▪ 2019. 6. 3.
- (9:40) 침상목욕 실시. 최고/최저 혈압 135/101mmHg, 맥박 112회/분, 체온 37.0℃, 호흡
22회/분
- (9:50) 산소포화도 90%로 측정되어 G병원으로 후송.
- (12:00) 폐결핵 가능성 진단되었으나 G병원에 격리실이 없어 I병원으로 전원 시도.
- (16:30) I병원 전원 실패하여 H병원 격리실에 입원.
▪ 2020. 2. 12.
- H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사망.
다.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19. 9. 26. 피고로부터 요청을 받고 현지조사를 통해
2020. 2. 20. '이 사건 기관이 망인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외국에 있는 보호자에게
연락만 하는 등 응급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망인을 방임하였다'고 판정하
였다.
라. 위와 같은 위반사실을 통보받은 피고는 원고들이 그들의 보호·감독을 받는 망인의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노인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20. 7. 1.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6호 다목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9조 별표 2에 근거하여 업무정지 3개월(2020. 10.
1.~2020. 12. 31.)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2020. 9. 7. 서울특별시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
였으나 2020. 11. 9. 심판청구가 기각되었다. 그 후 피고는 2020. 12. 11.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
분의 업무정지 기간이 2021. 2. 1.부터 같은 해 4. 30.까지로 변경되었음을 통보하였다.
바.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거친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피고는 2020. 5. 14.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사전통지를 하면서, "청문 일시:
2020. 5. 25. 14:00~15:00(1시간), 청문 장소: 도봉구청 노인장애인과 노인시설팀, 청문 주재
자: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 지방행정주사 J(이하 '이 사건 청문 주재자'라고 한다)"으로 하는 내
용의 청문 실시에 관한 사항을 통지하였다. 그 후 피고는 원고들에게 전화로 청문 일자를 2020. 6.
9.로 변경한다고 통지하였다.
2) 원고들은 2020. 6. 4. 피고에게 의견서(을 제10호증)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0. 6. 10. 서
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이 사건 처분 사전통지 후 처분대상자로부터 의견제출서를 접수
(2020. 6. 9. 청문 실시<각주2>)받아 송부하오니 제출된 의견을 상세히 검토하여 그 결과를 통보
하여 달라'는 내용으로 원고들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였다.
3)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20. 6. 15. 피고에게 '이 사건 기관이 망인에 대한 기본
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여 방임하였다는 기존 판정에 변경이 없다'는 취지의 검토 결과를 전달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13, 17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서
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절차상 위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63조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청문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청문
조서를 작성하지 않고 그에 대한 열람·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청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2) 실체상 위법
망인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이 사건 기관 직원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조치
를 취하는 등 망인에 대해 방임행위를 하거나 응급상황 발생에 따른 대처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므
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청문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
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서
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1) 하자 있는 청문 절차와 이에 따른 처분의 효력
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63조는 행정청이 이 사건 처분과 같이 동법 제37조 제1항에 따른 업무
정지명령을 하려는 경우에는 청문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문'이란 행정청이 어떠한 처
분을 하기 전에 당사자등의 의견을 직접 듣고 증거를 조사하는 절차를 말한다(행정절차법<각주3>
제2조 제5호).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이른바 침익적 행정처분을 하기 전에 미
리 거쳐야 하는 절차와 관련하여, 행정절차법은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 부여'(행정절차
법 제21조 제1항, 제3항)와 별도로 '청문 절차'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2조 제1항).
행정절차법은 '처분의 사전 통지'에 관해서는 침익적 행정처분 일반을 그 대상으로 규정한 반면,
'청문 절차'에 관해서는 다른 법령 등에서 규정하는 경우 또는 인허가 등의 취소나 신분·자격의 박
탈 등과 같이 '당사자의 권익을 심히 침해하거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처분' 등으로 한
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2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3조의2).
나) 행정절차법은 행정청과 완전히 구별된 청문 주재자에 의해 청문 절차가 진행되어야 함을 전제
로, '행정청은 청문 주재자를 공정하게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8조 제1
항). 또한 행정절차법은 청문 주재자의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척·기피·회피에 관해 규정
하면서, '해당 처분업무를 직접 처리한 자'나 '해당 처분업무를 처리하는 부서에 함께 근무하는 사
람'은 청문을 주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9조 제1항 제4호, 제5호). 나아가 행
정절차법은 '청문 주재자는 독립하여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그 직무 수행을 이유로 본인의 의
사에 반하여 신분상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높은 주의의무를 요구하기 위
하여 형법이나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벌칙의 적용에 관하여 청문 주재자를 공무원으로 간주하도
록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8조 제4항, 제5항).
다) 위와 같이 행정절차법이 청문 대상을 한정하면서, 객관적·중립적인 제3자의 지위에 있는 청문
주재자로 하여금 청문 절차를 진행하도록 한 것은 행정청으로 하여금 청문 절차를 통해 사전에 위
법 사유를 발견·시정하도록 함으로써, 처분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뒤
에서 보는 것처럼 행정절차법이 구체적이고 엄격한 내용의 청문 절차를 규정한 것을 근거로, 이를
사전 권리구제 절차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침익성의 정도가 특히 중한 행정처분이 국민의 권리·의무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심각성, 처분 발
령 이후 사후적인 권리구제의 곤란성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헌법 제12조에서 정한 적법절차 원
리를 행정절차에서 구현하려는 입법자의 결단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청문 절차의 중요성과 청문 절차가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 등을 고려해서, 대법
원 역시 '행정청이 특히 침익적 행정처분을 할 때 그 처분의 근거 법령 등에서 청문을 실시하도록 규
정하고 있다면, 행정절차법 등 관련 법령상 청문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
지 않는 한, 반드시 청문을 실시해야 하고, 그러한 절차를 결여한 처분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사
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두8350 판결,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두15700 판결 등 참조).
2) 실질적으로 청문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정처분임에도 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청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처분으로서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그 하자의 정도 또한 중하
다고 판단된다.
가)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원고들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은 다음 이를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
전문기관에 송부하여 검토를 의뢰하고 그 검토 결과를 송부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청문이란 '행정청
과 구별되는 제3자(청문 주재자)가 당사자한테서 의견을 듣는 데서 나아가 증거조사까지 한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청에 독자적인 검토 의견을 제시하도록 한 제도'이므로, 원고들로부터 의견서를 제출
받는 행위 또는 원고들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행정절차법에서 예정한 '청문'의 핵심
은 아니다. 나아가 행정절차법은 청문 절차와는 별도로 사전 통지 시에도 당사자에게 의견제출 기
회를 부여하도록 규정한 점(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3항)에서, 단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
견제출 기회를 부여했다거나 제출된 의견을 검토했다는 사정만으로 '청문 절차'를 거친 것으로 평가
할 수는 없다.
나) 특히 이 사건에서 원고들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아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검토를 의
뢰한 주체는 행정청과 구별되는 객관적·독립적인 제3자로서의 청문주재자가 아니라 이 사건 처분업
무를 처리했던 담당 주무관이었던 점에서도, 이를 청문 절차의 일환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거쳐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판정서(을 제8호증)를 작성
한 담당자가 바로 피고로부터 원고들이 제출한 의견서를 송부받아 검토한 담당자(을 제11호증 제2
면 이하)라는 점에서, 해당 담당자의 업무 수행을 청문 주재자의 증거조사와 같은 것으로 취급할 수
도 없다.
다) 한편, 행정처분 당사자가 청문 일시에 불출석했다는 사정만으로 행정절차법에 규정된 의견진술
기회를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당사자가 청문 일시에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청문을 실시하
지 아니하고 한 침익적 행정처분은 위법하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두3337 판결 등 참
조).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도 예외적으로 청문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는 사유를 엄격히 제한
하고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의견진술 기회를 명백히 포기하
였다거나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오히려 원고들은 피
고에게 사전통지된 내용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청문 주재자로서는 원고들의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청문 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특
히 원고와 같이 미리 의견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출석하여 진술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도(행정절차법 제31조 제3항), 이 사건 청문 주재자는 예고된 청문 일시에 청문 기일을 열지 않았
다(이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제5회 변론 기일에서 청문 기일 개최 여부에 관하여 '특정된 장소에
서 청문 기일이 열린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나 서면 등으로 개최를 갈음하였다'고 진술
하였다).
라) 청문 실시 이후 청문 주재자는 '제목', '청문 주재자의 소속, 성명 등 인적사항', '당사자의 주소,
성명 또는 명칭 및 출석 여부', '청문의 일시 및 장소', '당사자의 진술의 요지 및 제출된 증거', '청문
의 공개 여부 및 공개하거나 행정절차법 제30조 단서에 따라 공개하지 아니한 이유', '증거조사를
한 경우에는 그 요지 및 첨부된 증거',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이 적힌 청문조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34조 제1항). 나아가 청문 주재자는 위와 같이 청문조서를 작성한 후 지체없이 청문
조서의 열람·확인의 장소 및 기간을 정하여 당사자에게 통지하여야 하고(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 청문을 마쳤을 때에는 청문조서를 행정청에 지체 없이 제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35
조 제4항). 이처럼 행정절차법령은 청문 주재자에게 청문조서 작성의무·당사자에 대한 통지의무·행
정청에 대한 제출의무를 규정하고, 당사자에게는 청문조서 내용을 열람·확인할 수 있는 권리 및 정
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34조 제2항).
행정절차법령이 위와 같이 청문 주재자로 하여금 청문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과 증
거조사를 하게 한 다음 해당 내용을 정리한 청문조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청문조서가 행
정청에게는 처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되도록 하고, 당사자에게는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적법 여부와 적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자료로 활용되도록 하려는 데 있다.
또한 청문 주재자에게 위와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스스로 행정절차의 적법성·안정성·명확성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기능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도 어떠한 형태로든 청문조서가 작성되었다거나 청문조서로
서의 실질을 갖는 문서 등이 존재한다는 주장·입증을 하지 못하였는바, 이 사건 청문 주재자는 청문
조서 작성의무·당사자에 대한 통지의무·행정청에 대한 제출의무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고, 행정청인
피고가 해당 청문조서를 이 사건 처분의 근거 자료로 삼은 적도 없으며, 당사자인 원고들이 이를 통
해 이 사건 처분의 적정·적법 여부를 확인할 기회를 부여받지도 못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 청문 주재자는 '청문의 제목', '처분의 내용', '주요 사실 또는 증거', '종합의견', '그 밖에 필요한
사항' 등이 적힌 의견서를 작성한 다음, 청문을 마쳤을 때 행정청에 제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
34조의2, 제35조 제4항). 행정절차법은 청문 주재자의 의견서 작성과 행정청에 대한 제출을 모두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청문 주재자로 하여금 객관적·중립적인 지위에서
전반적인 증거조사나 청문결과 등을 기초로 처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 여부와 처분의 적법·적
정 여부를 평가한 종합의견을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의 적법·적정 여부를
다시 심사하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 청문 주재자는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의견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를 행정청인 피
고에게 제출하지도 않았다.
바) 행정절차법은 앞서 본 청문 주재자의 행정청에 대한 제출의무(행정절차법 제35조 제4항)와 별
도로,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 제35조 제4항에 따라 받은 청문조서, 청문 주재자의 의견서, 그 밖
의 관계 서류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청문 결과를 반영하여
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35조의2). 행정청이 청문 주재자의 청문 내용에 당연히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효성 있는 청문 절차의 구현을 위해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에 대하여 이
에 관한 검토의무와 반영의무(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청문 주재자가 행정절차법이 예정한 청문의 실질을 모두 수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행정청인 피고가 이에 대한 검토의무와 반영의무를 이행하지도 않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별지
- 1 0 -
- 1 1 -
각주1: 행정청이 집행 시기를 정하여 처분을 하였다가 그 집행 시기만을 변경한 경우, 이는 처분의 집행 시기만
을 유예한 것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된 새로운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누606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0. 7. 1. 원고들에게
‘시설 입소자에 대한 학대(의료적 방임)’를 이유로 ‘업무정지 3개월(2020. 10. 1.부터 2020. 12. 31.까지) 및 개선
명령 처분’을 하였고, 위 처분에 대한 원고들의 행정심판청구가 기각되자 2020. 12. 11. 동일한 처분 이유와 근거
를 들어 재차 ‘업무정지 3개월(2021. 2. 1.부터 2021. 4. 30.) 및 개선명령 처분’을 하였다. 위 사실을 앞서 든 법리
- 1 2 -
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변경통보는 비록 피고가 ‘행정처분(재처분) 통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기는 하나 피고
가 당초처분이 그대로 유효함을 전제로 단지 그 효력 발생 또는 집행 시기만을 변경하여 알린 것에 불과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된 새로운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처럼 피고의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일
을 2020. 7. 1.로 판단함에 따라 원고의 청구취지 기재 처분일 또한 ‘2020. 7. 1.’로 선해한다.
각주2: 이처럼 피고가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송부한 의견제출서 검토 요청서에는 2020. 6. 9. 청문
기일을 연 것처럼 기재되어 있으나(을 제11호증 제1면), 청문 기일 개최 여부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제5회 변
론기일에서 ‘특정된 장소에서 청문 기일이 열린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나 서면 등으로 개최를 갈음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각주3: 이 사건 처분 이후 행정절차법 및 동법 시행령에 개정된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처분과 관련 있는 규정 내
용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편의상 현행법으로 표기한다.
- 1 3 -
관련 법령
사건에 적용된 당시 법령은 현재 시행 법령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링크는 수록 법령의 검색 결과이며 당시 적용 조문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자료 출처와 원문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판단의 전체 맥락을 원문과 함께 살펴보세요.
이 자료에는 확인된 외부 공식 원문 링크가 없습니다.
제공된 판결문에서 추출한 텍스트입니다. 서비스의 로고·페이지 표시 등은 제거했습니다. 도표·별지 등 이미지 부분은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며, 추출 과정에서 줄바꿈과 띄어쓰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