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1. 기초사실 및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지위
1) 원고는 고양시 덕양구 B 소재 C의원(이하 ‘종전 의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던 의사이다.
2) 원고는 2017. 4. 5. D에게 종전 의원의 영업을 포괄적으로 양도하였고, 같은 날 종전 의원의 개설자를 D으로 변경신고하였으며<각주1>, 고양시장은 2017. 4. 6. 종전 의원의 개설자를 D으로 변경하였다.
3) 원고는 2017. 4. 18. 인천 남동구 E 소재 F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현 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들의 종전 의원에 대한 현지조사(2017. 9. 18.부터 2017. 9. 20.까지 및 2017. 9. 25.부터 2017. 9. 27.까지, 이하 ‘이 사건 현지조사’라 하고 조사담당자들을 ‘이 사건 조사원들’이라 한다)
1) 조사대상기간: 2016. 11. 1.부터 2017. 7. 31.까지 총 9개월
2) 적발사실
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이하 ‘피고 장관’이라 한다)의 처분
1) 2021. 5. 27.자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가) 근거법령: 구 국민건강보험법(2020. 12. 29. 법률 제177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
다) 제98조 제1항 제1호
나) 내용: 이 사건 의원에 대한 179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업무정지기간: 2021. 9. 6.부터 2022. 3. 3.까지, 아래 표 참고)
2) 2021. 7. 14.자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이하 2021. 5. 27.자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과 통 틀어 ‘이 사건 각 업무정지처분’이라 한다)
가) 근거법령: 의료급여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나) 내용: 이 사건 의원에 대한 145일의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2021. 9. 6.부터 2022. 1.
28.까지, 아래 표 참고)
라. 피고 공단의 처분: 2021. 8. 17.자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이하 ‘이 사건 환수처분’이라 한다)
1) 근거법령: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2) 내용: 원고에 대한 33,475,570원 환수처분(아래 표 참고)
<각주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가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각 업무정지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때에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에 의해 받게 되는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은 의료인 개인의 자격 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요양기관의 업무 자체에 대한 것으로서 ‘대물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요양기관이 폐업 한 때에는 그 요양기관은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그 처분대상도 없어졌으므로 그 요양기관 및 폐업 후 그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는 없다. 이러한 법리는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0두39365 판결,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두30546 판결 등 참
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고가 종전 의원을 운영하다가 2017. 4. 5. D에게 종전 의원을 양도하고, 같은 날 종전 의원을 폐업한 사실, 원고가 2017. 4. 18. 이 사건 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 와 같다. 그런데 피고 장관은 종전 의원에 하였어야 할 요양기관 및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을 이 사건 의원을 대상으로 하였는바, 이는 처분대상을 잘못 지정한 것으로 위법하다.
2) 피고 장관은 이에 대해 ‘이 사건 의원은 그 개설 주체, 진료과목, 인력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종전 의원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요양기관이므로 이 사건 각 업무정지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의원은 종전 의원과 개설된 장소가 다르고, 병실 및 병상 규모에서도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부원장이나 직원 등 인적 구성도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의료진의 구성이나 진료과목이 일부 유사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의원과 종전 의원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 장관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6조 제1항에 의하면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경우 등에는 1 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고 이와 같이 요양기관 개설자인 의료인 개인에 대한 제재 수단이 별도로 존재하는 이상, 제재의 실효성 확보를 이유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서 정한 ‘요양기관’이나 ‘의료급여기관’을 확장해석할 필요도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각 업무정지처분은 위법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취소되어야 한다.
4. 이 사건 환수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처분사유 부존재: 원고의 전화 진찰은 적법한 진찰에 해당하고(제1 처분사유), 원고는 촉탁 계약을 맺은 시설에 방문하여 실제로 가정간호를 실시하였으며(제2 처분사유), 협약의료기관 소속 의사는 직접 진료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외처방전 발급이 가능하다(제3 처분사유). 따라서 이 사건 환수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환수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나. 처분 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제1 처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을가 제7호증의 1, 을나 제2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 처분사유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면, 요양급여는 당해 요양기관에서 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 의료법 또는 다른 법령으로 특별히 정한 경우나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진료를 하여야 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에만 예외적으로 요양기관 외에서 요양급여를 하는 것이 허용된다.
나) 원고의 전화진료 후 원외 처방전 발급 행위는 의료기관 외에서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므 로,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 각호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이와 관련하여 ‘이미 해당 환자들에 대하여 대면 진찰하여 그 상태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 으므로, 전화로 진찰하는 행위도 관계 규정에서 정한 적법한 진찰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구 의료법이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들 (갑 제6 내지 9호증)만으로는 그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다른 법령으로 특별히 정한 경우’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지에 관하여도 살펴본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2021. 3. 26. 보건복지부령 제7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 위임에 따른 건강보험 행위 급여ㆍ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 대가치점수(2016. 10. 28. 보건복지부고시 제2016-202호로 개정되어 2016. 11. 1. 시행된 것,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제1편 제2부 제1장(기본진료료) 가-1의 나항의 주: 8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사회복지시설(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기관을 포함) 내에서 의료기관 소속 촉탁의 또는 협약의료기관 의사가 시설입소자(사회복지시설에서 숙식하는 자를 뜻함)에게 원외처방전을 교부한 경우에는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 소정점수를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의사가 사회복지시설 내에서 시설입소자에게 원외처방전을 교부하여야 하고,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만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원고는 사회복지시설이 아닌 곳에서 전화로 시설입소자들을 진찰한 후 일반 외래환자와 동일하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으므로 ‘다른 법령으로 특별히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
2) 제2 처분사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행정청이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또는 내용의 미비 등으로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두33117 판결 등 참조).
(2) 항고소송에서는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적법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으나, 피고가 주장하는 일정한 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고 이와 상반되는 예외적인 사정에 대한 주장과 증명은 그 상대방인 원고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종전 의원을 운영하며 약 50여 개의 사회복지시설과 ‘원고가 주기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여 입소자의 건강상태를 평가하고 적절한 조치 또는 권고’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촉탁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조사원들은 이 사건 현지조사 과정에서 청구내역(명세서), 가정간호경과기록지, 진료기록부 등을 확인한 후, 원고의 가정간호 기본방문료 청구내역 중에서 ① 가정간호 실시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청구내역, ② 그 중에서도 원고와 ‘촉탁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회복지시설의 입소자에 대한 청구내역(즉 위 2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내역)을 부당청구내역으로 판단하여 이를 기준으로 ‘가정간호 산정기준 위반청구 부당명단’(을가 제8호증의2, 이하 ‘이 사건 가정간호 부당명단’이라 한다)을 작성하였다.
(3) 원고는 2017. 9. 20. 이 사건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가정간호 부당명단을 확인한 후 아래와 같이 제2 처분사유를 인정하는 취지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에 서명·날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6 내지 9, 12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을가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2 처분사유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 4호는 의료기관 외에서 의료업을 할 수 있는 경우로 ‘보건복지부령으 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정간호를 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24조 제6항은 ‘가정간호를 실시하는 의료기관의 장은 가정간호에 관한 기록을 5년간 보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조사대상기간인 2016. 11.부터 2017. 7.까지 환자들에 대하여 가정간호를 실시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현지조사 당시인 2017. 9.경에는 이에 관한 기록을 보존하고 있었어야 한다.
(2) 이 사건 조사원들은 원고의 요양급여비용 청구내역, 가정간호경과기록지, 진료기록부, 전산DB 등을 확인하고, 청구내역 중 가정간호를 실시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환자들을 특정한 후 이 사건 가정간호 부당명단을 작성하였다. 위와 같은 작성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가정간호 부당명단은 그 신빙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3) 원고는 이 사건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가정간호 부당명단과 ‘예시수진자 요양급여비용명 세서 및 진료기록부 등 사본’까지 첨부되어 있는 이 사건 확인서에 서명·날인을 하였다. 이 사건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조사원들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달리 이 사건 확인서가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4) 결국 피고 공단으로서는 제2 처분사유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정도로 증명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상반되는 예외적인 사정에 대한 주장과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 는데,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종전 의원의 영업을 양도하여 가정간호 기록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정간호 기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예외적인 사정에 대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고, 다른 환자들에 대한 가정간호 기록은 보관하면서도 이 사건 가정간호 부당명단에 기재된 환자들에 대한 가정간호 기록만 특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수긍하기 어렵다.
(나) 피고 공단이 이 사건 환수처분 당시 촉탁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회복지시설들 중 일부가 원고와 촉탁의 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제2 처분사유의 핵심적인 내 용은 ‘가정간호에 관한 기록이 전혀 확인되지 않음에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되었다’는 것으로, 촉탁의 계약 체결 여부가 처분사유의 존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피고 공단 이 이 사건 환수처분 당시 ‘촉탁의 계약 체결 여부’를 고려한 이유는 원고의 부당청구 내역을 최소 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3) 제3 처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을가 제7호증의 3, 4, 을나 제1호증의 3,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로서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3 처분사유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종전 의원의 봉직의였던 G가 본인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환자들에 대하여 처방전을 발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원고는 ‘G는 협약의료기관인 종전 의원에 소속된 의사였으므로 직접 진료하지 않았더라도 적법하게 원외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구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 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제1조), 직접 진찰하거나 검 안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제17조 제1항 본문)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조사대상기간 이후인 2019. 8. 27. 의료법이 개정되 면서 제17조의2가 신설되었는데, 위 제17조의2 제1항은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하고,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의사가 작성 한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환자의 직 계존속ㆍ비속, 배우자 등이 환자를 대리하여 그 처방전을 수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위와 같이 의료법은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의사가 직접 환자를 진찰한 후에 처방전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고, 개정된 의료법에서 대리수령자를 통한 처방전 발급 및 수령을 허용하면서도 그 요건을 엄격히 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면,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취지 역시 의사로 하여금 환자를 직접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의 위임에 따른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 [별표 1] 제1호 (가)목은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으로 ‘요양급여는 가입자 등의 연령·성별· 직업 및 심신상태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진료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하여 환자의 건강증진을 위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고시 제1편 제2부 제1장 기본진료료 [산정지침] 분류번호 가-1 주7.은 ’환자가 직접 내원하지 아니하고 환자 가족이 내원하여 진료담당 의사와 상담한 후 약 제를 수령하거나 처방전만을 발급하는 경우에는 재진 진찰료 소정점수의 50%를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 8.은 ’사회복지시설 내에서 의료기관 소속 촉탁의 또는 협약 의료기관 의사가 시설입소자에게 원외처방전을 교부한 경우에는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 소정점수를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은 요양급여가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최적의 방법으로 실시되어야 함을 전제로 원 칙적으로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의사가 직접 환자를 진찰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고 보아 야 한다.
(3) 나아가 ‘진찰’이란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규명하고 판단하는 것이고,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이 진단서와 처방전 등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취지임을 고려하면, 현대 의학 측면에서 보아 신뢰할 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4 도9607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의 주장은 위와 같은 진찰행위를 한 적이 없는 의사도 같은 의료기관 소속이라면 처방전을 적법하게 발행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구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령의 취지에 반한다.
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요양급여비용의 부당청구는 국민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이를 방지하여야 할 공익적 목적이 매우 큰 점, 앞서 본 부당청구의 방법 및 기간과 수급권자들은 대체로 사회복지시설에 소속된 고령의 환자들로서 자의적 판단에 따른 의료행위가 자제되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큰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한 위반행위의 위법성 내지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환수처분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자로부터 그 부당이득을 징수하는 것에 불과한 점 등 제 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환수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5. 결론
원고의 피고 장관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공단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
를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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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